Egloos | Log-in


취향 테스트

아론 기계식 키보드를 쓰고 있었는데, 사건이 생겨서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감촉을 참으로 좋아했는데, 급히 바꾸고 나니, 이건 뭐... 저는 워드를 많이 쓰는 편이기 대문에 키감이 좋은 키보드는 매우 소중한데,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습니다. 기계식 하나에 5만원은 줘야 하는데.

으흠, 하여간에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주는 설문을 발견했습니다. 제 취향은-













지적이고 문학적인 장인의 취향



당신은 가장 지적이고 수준 높은 취향을 가졌습니다.


당신의 취향은 이중적입니다. 당신은 논리적이고 정교한, 치밀하고 계획적인 것들 좋아하면서도, 창작의 자유와 표현의 다양성을 지지합니다. 이성적인 격식(decorum)을 중시하면서도 자유와 열정을 선호하는, 이중적인 완벽주의자라고 하겠습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

20세기 인류가 배출한 가장 독창적인 작가 중 한명.
가난, 냉대, 정치적 핍박, 치명적 뇌손상 등에 불구하고
인간 창의력의 극점에 달했던 인물.
당신의 취향에겐 '영웅'과도 같은 인물입니다.

당신의 취향은 인류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그리스의 소피스트 시대를 연상케 합니다. 오늘날 '궤변론자'로 폄하되지만, 소피스트들은 국내외 다양한 생각과 사상을 받아들여 민주주의 제도를 구축했고, 표현의 자유와 가치의 다양성을 존중해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수없이 많은 위대한 희곡과 미술 작품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좋아하는 것
당신의 취향의 폭은 상당히 넓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도 많죠.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것을 묘사하자면, "과감한 독창성과 분출하는 창의력을 철저한 절제력과 단련된 수양으로 다듬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글을 예로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후회는 한 평생 너무나 많은 편지를 썼다는 것이다
세월이 더러운 여관방을 전전하는 동안
시장 입구에서는 우체통이 선 채로 낡아갔고
사랑한다는 말들은 시장을 기웃거렸다


새벽이 되어도 비릿한 냄새는 커튼에서 묻어났는데
바람 속에 손을 넣어 보면 단단한 것들은 모두 안으로 잠겨 있었다


편지들은 용케 여관으로 되돌아와 오랫동안 벽을 보며 울고는 하였다


편지를 부치러 가는 오전에는 삐걱거리는 계단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기도 하였는데 누군가는 짙은 향기를 남기기도 하였다
슬픈 일이었지만


오후에는 돌아온 편지들을 태우는 일이 많아졌다
내 몸에서 흘러나간 맹세들도 불 속에서는 휘어진다
연기는 바람에 흩어진다
불꽃이 '너에 대한 내 한때의 사랑'을 태우고
'너를 생각하며 창밖을 바라보는 나'에 언제나 머물러 있다


내가 건너온 시장의 저녁이나
편지들의 재가 뒹구는 여관의 뒷마당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나를 향해 있는 것들 중에 만질 수 있는 것은 불꽃밖에 없다
는 것을 안다 한 평생은 그런 것이다


"편지, 여관, 그리고 한 평생" 심재휘



저주하는 것
당신이 저주하는 사람들은 3부류로 나뉩니다. 첫번째, 가짜를 가짜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 두번째, 가짜를 진짜라고 우기는 사람들. 세번째, 가짜인줄 알면서도 좋아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판치는 사회일수록 당신은 불만과 혐오로 가득할 겁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당신을 세상을 온통 증오하는 까다롭고 시건방진 염세주의자로 착각하기도 하겠죠.

그러나 문제는 가짜가 판치는 세상입니다. 연기가 안되는 사람이 배우랍시고 돈을 버는 세상, 노래가 안되는 사람들이 가수랍시고 대접을 받는 세상, 이런 세상에 불만과 혐오를 느끼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겠죠. 
 
당신 중 일부는 극단적인 엘리트 취향이라 단순히 취향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차원을 넘어 다른 취향을 가진 인간을 멸시-차등화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심한 경우 우생학에 기반한 파시즘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위험한 관점이죠.






-이렇다는군요. 맞다 싶은 것도, 아니다 싶은 것도 있지만 10중 7 정도는 고개를 끄덕일만 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해 보세요. 여기서 할 수 있습니다.

by 카이첼 | 2008/03/08 15:34 | 기타 | 트랙백(1)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wmck.egloos.com/tb/420863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ETChildren at 2008/03/09 10:09

제목 : 취향에 대한,
[TB] 취향 테스트 톡톡튀는 참신한 키치 예술 취향 당신에게 뻔한 것, 따라하기, 지루한 것은 죄악입니다. 당신은 새로운 것을 찾고 독특함을 개발하고 싶어합니다. (항상 그런건 아니겠지만) 다들 따라하는 패션, 누구나 흥얼거리는 노래, 너도나도 사보는 베스트셀러, 아줌마들이 떠들어 대는 연속극, 모두 신물 나는 것들입니다. 이제 당신은 갓 찍어낸 붕어빵처럼 똑같은......more

Commented by arc at 2008/03/08 17:29
http://www.idsolution.co.kr/test/tribe_info.php?tribe_no=16&view_mode=1

뭐 대충 이렇게 나왔습니다만
워낙 문화의 향유를 못해서 흑백사진 아저씨 누군지는 모르겠군요.

확실한것은 저같은 사람은 연예재능은 제로라는 겁니다.
Commented by 겨울바른 at 2008/03/08 17:35
아저씨라고 하네요 -_-;;

이런 걸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참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Commented by kells at 2008/03/08 20:36
퍼가요~ ㄳ
Commented by 뒹굴 at 2008/03/09 02:39
지적인 척 우아한 여피족이라는군요... '척'이라는 단어가 아프네요 ㅡ.ㅜ
근데 그람시의 letter와 notebook은 selected reading과 vol. 1과 vol. 2 이런식으로 한번에 다 빌려서 동시에 보다가, 좌절했었던 것이고... 이제는 제대로 하나만 빌려서 보고 있습니다. 서준식씨의 옥중서한은 무슨 말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군요.
Commented by 액시움 at 2008/03/09 15:50
저는 엔지니어랍니다. 별로 안 맞는 것 같습니다. -_-; SF소설 좋아하긴 하지만 저렇게 if-then에 매몰되진 않거든요. 무엇보다 제가 좋아하는 여성이 아마 공각기동대 쿠사나기 소령일 것이라고 말하는데, 저는 저렇게 딱딱 부러지는 여자 싫어합니다. ;ㅅ;
Commented by 겨울바른 at 2008/03/12 01:08
후...희망찬...진짜 기대했는데...-_)y-~
Commented by 카이첼 at 2008/03/12 10:13
arc/저도 저 사람이 누군진 잘 모르겠군요. 그리고 성향이야 어쨌건 인간이라면 대게 다 연애를 하는 법이죠. ㅋ
겨울바른/대체 무슨 엄한 기대를 했길래 여기까지 와서 투정을!!
kells/ㅋㅋㅋ
뒹굴/제대로 '척'하는 건 사실 진정으로 그러한 것과 거의 차이가 없는 법이죠. 특히 모든 척은 타인에게 검증받아야 하는 것이고, '지적인척'은 알량한 깊이로는 이루기 어려운 부분이니 말입니다.
엑시움/방식은 신로할 수 있지만 항문의 절대수가 적음으로 여러번 해서 그 결과를 종합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Commented by 겨울바른 at 2008/03/12 17:43
애초에 카이첼님도 낚을 의도였잖아요! 글 군데군데 조금 야시시한 생각을 하면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 얼마든지 있었잖아요! 독자들을 낚았어!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