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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남한산성을 읽었습니다. 문장가 김훈의 최신작입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루어지는 참혹한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의 캐릭터는 그의 문장만큼 독특하게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어떤 작가의 작품에서 캐릭터가 중첩되는 것은 그렇게 큰 흠이 아닙니다. 그러나 김훈의 경우 그것이 좀 심하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것은 그 캐릭터가 드러나는 방식이 김훈 자신의 아름답고 서늘한 문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단어와 단어의 연결, 수사를 위해 덧붙이는 단어의 선택, 그런 것들 말이지요.

그리고 김훈의 캐릭터가 정체되어 있다는 것은이순신이든 개든 불륜남이든 시한부 인생이든, 그가 그려내는 캐릭터들의 세계관이 모두들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내면으로 들어갈때 진실로 대립하고 있는 캐릭터를 발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들은 모두 김훈입니다. 김훈의 에세이와 겹쳐 읽으면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사유는 김훈의 에세이에 이미 나와 있던 것들이곤 했지요.

이를 극복하지 않는 한, 그의 소설은 소설이 아니라 소설의 탈을 쓴 에세이라는 어느 평자의 말을 떨쳐내기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문장가 김훈을 참 좋아합니다. 최초에 칼의 노래를 읽고 느꼈던 한국어의 웅비는 감동적이었습니다. 박상률과 함께, 두 사람은 제게 한국어 사용자라는데 대한 자부심을 부족함 없이 채워준 거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에세이를 넘어선 소설다운 소설을 쓰기를 원합니다.

by 카이첼 | 2007/06/20 10:34 |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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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하늘연날님의 이글루 at 2007/10/09 21:47

제목 : 개-내 발바닥의 가난한 기록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한 책.얇은 책이었는데 제목이 눈에 띄었다. '개'라는 소제는 조금은 흔할지 모르지만, 발바닥과 연개한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조금 읽어보자 생각하고 읽었는데, 그 자리에서 주욱 내리 읽어버렸다. 김훈작가의 글을 처음 '칼의 노래'를 읽었을떄처럼 전체적으로 처절하다. 그것이 삶에 관한 것이든 개인에 관한 것이든 내게는 슬픔으로 와닿았다. 무슨 슬픔인가? 하는 것은 딱히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그저 슬프고 그저......more

Commented by arc at 2007/06/20 19:06
꽃게 무덤 같은 작품의 작가보다는(http://blog.naver.com/blindtalker.do#)

김훈씨가 백배 좋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것은 칼의 노래에서 감자먹는 장면정도...
Commented by 카이첼 at 2007/06/21 18:23
저는 김훈을 이야기 하고 있을뿐, 누군가와 비교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비교를 해도 꽃게 무덤 따위와 할리는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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